권도형과 루나 사태: 시작부터 몰락, 그리고 미국 송환까지

반응형

가상화폐 시장에서 한때 주목받던 프로젝트였던 테라(Terra)루나(Luna)는 2022년 폭락 사태로 인해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이 사건의 중심에 있던 권도형은 테라폼랩스(Terraform Labs)의 공동 창업자로,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혁신하겠다는 비전으로 주목받았지만, 그의 프로젝트는 역사적인 붕괴로 끝났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권도형의 배경부터 루나 사태, 그리고 미국 송환까지의 과정을 시간순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1. 권도형의 배경과 루나 프로젝트의 시작

권도형은 1991년 한국에서 태어나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했습니다. 졸업 후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짧게 인턴으로 일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신현성과 함께 2018년 테라폼랩스를 설립했습니다.

그는 탈중앙화된 경제를 위한 화폐를 만들겠다는 비전 아래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테라(UST)와 이를 뒷받침하는 루나(LUNA)를 개발했습니다. 테라는 미국 달러에 1:1로 가치를 고정(페깅)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설계되었고, 루나는 테라의 가격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초기에는 앵커 프로토콜(Anchor Protocol)을 통해 연 20%의 높은 이율을 제공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루나는 한때 시가총액 기준 세계 8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2. 2022년 루나·테라 폭락 사태

(1)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적 결함

테라와 루나는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알고리즘 메커니즘에 의존했지만, 이는 시장 신뢰와 안정성에 지나치게 의존한 구조였습니다. 만약 테라의 페깅이 깨질 경우, "죽음의 나선(death spiral)"이 발생할 위험이 있었습니다:

  • 테라 가격 하락 → 루나 대량 발행 → 루나 가치 하락 → 테라 신뢰 상실이라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2) 디페깅(Depegging)과 폭락

2022년 5월, 대규모 UST 매도로 인해 테라가 1달러에서 벗어나는 디페깅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 UST 가격이 급격히 하락했고, 이를 방어하기 위해 루나가 대량 발행되었습니다.
  • 루나의 공급량이 폭증하면서 가치가 급락했고, 며칠 만에 사실상 "제로"에 수렴했습니다.

테라 생태계의 시가총액은 약 50조 원(400억 달러) 이상 증발했으며, 이는 암호화폐 시장 전체에도 충격을 주어 비트코인 등 주요 자산 가격이 동반 하락했습니다.


3. 전 세계적 피해와 논란

루나 사태는 전 세계적으로 약 50~60조 원 규모의 피해를 초래했습니다. 특히:

  • 개인 투자자들은 생애 저축을 잃거나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했습니다.
  •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Voyager와 Celsius, 투자 펀드 Three Arrows Capital(3AC) 등 관련 기업들이 파산하거나 운영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 일부 전문가들은 특정 세력이 테라 생태계를 공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시장 조작 의혹도 불거졌습니다.

4. 권도형의 도피와 체포

루나 사태 직후 권도형은 한국을 떠나 싱가포르로 도피했으며,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세르비아 등을 거쳐 몬테네그로로 이동했습니다. 그는 위조 여권을 사용해 두바이행 항공기에 탑승하려다 2023년 3월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되었습니다.

체포 이후 한국과 미국은 동시에 그의 신병 인도를 요청했으며, 몬테네그로 당국은 범죄 중대성과 외교적 관계를 고려해 최종적으로 그를 미국으로 송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5. 미국 송환과 법적 대응

2024년 12월 31일, 권도형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인계되었습니다. 그는 미국에서 다음과 같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 증권 사기
  • 통신망 사기
  • 상품 사기
  • 시장 조작 및 사기 공모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권도형이 테라폼랩스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허위 정보를 제공하고 시세 조작을 통해 시장을 왜곡했다고 주장합니다.


6. 권도형이 받을 수 있는 형량

권도형은 현재 총 8건의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130년형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 증권 사기 및 통신망 사기: 각각 최대 20년.
  • 상품 사기: 최대 10년.
  • 기타 혐의: 최대 5년.

미국 법원이 적용하는 누적 형량 제도(consecutive sentencing)에 따라 이론적으로 종신형에 해당하는 처벌도 가능하지만, 실제 형량은 재판 과정에서 법원의 판단과 양형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론

권도형과 루나 사태는 암호화폐 시장 내 구조적 취약성과 규제 부족 문제를 드러낸 대표적인 사건입니다. 한때 "한국판 일론 머스크"로 불렸던 그는 이제 국제 금융 범죄자로 낙인찍혔으며, 그의 사례는 투자자들에게 암호화폐 시장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중요한 교훈이 되고 있습니다.

루나 사태는 단순히 한 프로젝트의 실패를 넘어 전 세계 암호화폐 생태계에 큰 충격을 준 사건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반응형